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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발전과 사회간접자본의 함수관계
김동철  |  kdc0630@assembl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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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4.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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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 용어로 ‘세이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한마디로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이론이다. 과거 레이거노믹스 신자유주의의 근간이 되어 미국의 10년 장기호황을 이끈 공헌을 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빈부격차 확대 등으로 비판받고 있기도 하다.

왜 이 이야기를 꺼내느냐 하면 우리나라 국토공간의 발전과정을 이 ‘세이의 법칙’이 어느 정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인구총조사를 실시한 1925년에 우리나라 인구의 지역별 분포는 호남지역이 영남지역보다 1.3배 정도 많았다. 그러던 것이 1970년에는 영남지역 인구가 호남지역 인구보다 1.6배로 많아지고 지금은 2.5배로까지 확대됐다. 왜 이렇게 됐을까 ?


<영호남 인구 변화 추이>(단위 : 만명)

구 분

1925년

1970년

2000년

영남인구

350

550

1,280

호남인구

450

350

520


그것은 바로 사회간접자본(SOC) 수준의 격차에서 비롯됐다고 나는 보고 있다.

철도나 도로 등 SOC건설에 있어서 단지 운영상의 경제성만을 따졌다면 과거 인구가 훨씬 많았던 호남지역을 중심으로 먼저 건설됐어야 맞다. 그러나, 반대로 영남지역이 먼저 건설됐다.

일제시대와 냉전시대 당시에 우리는 정치‧경제 등 모든 분야에 있어서 일본 및 미국과의 관계가 절대적이었다. 당장의 SOC 수요와 운영상의 경제성 보다는 산업화라는 중장기적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서 SOC와 산업시설을 경부축에 집중 배치하는 전략은 불가피한 것이었는지도 모른다.

그 결과 영남지역과 호남지역의 SOC 수준 격차는 도로가 약 2배, 철도가 3.3배에 이르게 되었다.


<영호남 SOC 수준 비교>

구 분

영 남 축

호 남 축

도로연장(Km)

29,582

8,908

철도연장(Km)

2,329

1,221

철도복선화

1945년

2004년

고속철도 신선

2010년

2020년~?


이렇게 SOC가 확충되면 그것을 중심으로 공장과 기업이 들어서고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근로자들이 모여들고 이들을 보고 또 서비스산업이 일어나 자연히 인구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영호남 인구역전의 핵심요인이라고 보는 것이다. 아울러, SOC에 관한한 수요가 공급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이 그대로 맞아떨어짐을 말해주고 있다고 본다.

이제와서 이러한 현실을 탓하자는 것이 아니다. 또, 소용도 없는 일이다.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냐가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참여정부의 가장 큰 국정모토 중의 하나는 국가균형발전이다. 수도권과 경부축 중심의 국토공간 활용과 발전전략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에 균형발전을 통해서 새로운 상생의 길을 열자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정책방향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국가균형발전 정책수단으로 신행정수도건설과 공공기관 지방이전, 지방분권 등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꼭 필요한 정책수단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균형발전이라는 정책목표를 제대로 달성할 수가 없다. 앞서 밝힌바 SOC가 선행돼야 기업과 공장과 사람이 몰려들고 지역경제가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SOC의 뒷받침이 없는 기관과 시설의 지역유치가 얼마나 허무한 것인가는 대불공단이 웅변해주고 있다. 완공후 10년가까이 돼가도록 분양률이 50% 남짓하다.

서해안시대를 준비한다는 측면에서도 또한 같다. 과거에는 우리가 미국과 일본을 보고 발전전략을 짜고 SOC를 투자했다면 이제는 중국을 보고서 해야 한다. 작년에 중국과의 교역은 570억달러로 일본을 앞지르고 미국 다음으로 많았다. 미국도 조만간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과의 교역과 왕래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서해안 중심의 SOC 건설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지역별 교역규모>(2003년 기준)

국 가

미 국

중 국

일 본

교역규모(억$)

590

570

536


이러한 당위성과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정책당국의 마인드가 따라주지를 않고 있다. 지나치게 미시적인 경제논리에 경도돼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한마디로 인구와 산업이 서해안‧호남축 보다는 경부축에 집중돼 있기 때문에 아직도 경부축 중심으로 SOC를 건설해야 한다는 논리다. 이러한 생각은 참으로 뒤떨어지고 국가발전을 가로막는 발상이 아닐 수 없다.

국가균형발전과 서해안시대라는 정책목표가 국가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면 이것을 뒷받침할 SOC가 우선적으로 건설돼야 한다. 이는 과거 경부축 중심의 SOC 투자논리와 똑 같은 것이다. 당장 운영상의 경제성보다는 미래 국가경제 전체적으로 무엇이 더 유리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그 시금석을 호남고속철도에서 찾고 싶다. 고속철도 경부 신선은 2010년까지 완공할 계획에 있다. 하지만 호남신선은 익산까지가 2020년까지고 그 이하 목포까지는 아직 계획조차 잡혀있지 못하다. 미래 핵심물류수단인 고속철도역시 경부축 중심으로 건설된다면 국가균형발전과 서해안시대는 요원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과거 경부고속도로가 당장의 경제성보다는 미래를 바라본 혜안으로 건설됨으로써 산업화를 이끌었다면, 그러한 등식을 고속철도에도 적용해서 국가균형발전과 서해안시대를 이끌어야 한다고 본다.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으로서 민간부문의 규모와 역할이 정부부문의 규모와 역할을 압도하고 있는 지금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정부부문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일정한 여건만 조성해 주면 된다. 그 다음은 민간의 역할이다. 그 여건이 바로 사회간접자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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