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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 2019.3.7 목 08:15
민주당, 우리 자신의 진정성 있는 성찰이 필요한 때입니다.
김동철  |  kdc2000@na.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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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0.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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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권이 출범한 이후, 지난 한 해 동안에만 국가채무가 사상 최대폭인 51조원 급증하며 360조원에 달했습니다. 가계부채는 700조원을 넘어서고, 급기야 ‘사실상의 실업자’가 400만명에 육박한다는 통계청 발표는 우리를 끝없는 무기력과 답답함 속으로 밀어 넣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권은 미국과의 굴욕적인 쇠고기 수입협상에 뒤이어 임기가 보장된 주요 공공기관 임원과 KBS 사장을 내쫓고, 미디어 악법으로 재벌과 보수신문에게 방송장악의 길을 열어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고 영구집권을 획책하고 있습니다.


촛불집회 탄압과 미네르바 구속, 용산참사에 이르러서는 민주주의의 상식과 원칙마저 내팽개친 채 비판세력 재갈물리기에 혈안이 되었습니다. 양극화 해소와 일자리 창출, 교육과 복지, 신성장동력 발굴 등 시급한 현안에는 눈을 감고, 국민 절대다수가 반대하는 가운데 천문학적 예산으로 4대강 파헤치기를 서슴없이 자행하는 작태는 또 어떻습니까?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국민과의 약속은 저버린 채 세종시 문제를 밀어붙여 온갖 평지풍파와 국민적 갈등만 양산하더니, 급기야 <PD수첩> 무죄판결 이후에는 매카시즘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습니다. 이렇게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인 ‘사법권 독립’마저 무시하면서, 국민과의 소통 대신 비판세력만 소탕하면 된다는 식의 오만과 독기마저 내보이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하고, 상식과 순리가 살아 있다면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 지지율은 급전직하로 추락하고, 민주당의 지지율은 천정부지로 치솟는게 정당할 것입니다. 또한 그렇게 되어야만, 정권의 오만과 독선은 견제되고 스스로도 국민을 두려워할 것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어떻습니까? 제1 야당으로서 우리 민주당은 국민들의 시야와 관심에서 벗어난 지 오래입니다. 2008년 7월, 통합 민주당 출범이후 최근까지 19개월 동안 민주당의 지지율은 평균 18.3%에 그치고 있습니다.  *동 기간 한나라당의 정당지지율은 평균 31.1%


참으로 통탄할 일이며, 국민과 당원들에게는 얼마나 부끄러운 일입니까? 민주당이 왜 이렇게 외면 받고 있는지에 대해 우리 자신의 진정성 있는 성찰이 필요한 때입니다.

 


실체 없는 반성만 반복, 변화에 대한 자신감도 없어


그동안 민주당은 국민 앞에서 수없이 반성하고 각오를 다졌습니다. 그러나  국민들은 도대체 무엇을 반성했는지 실감하지도 못할 뿐더러,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에 대한 당내의 합의와 국민적 공감도 얻지 못했습니다.  더욱이 반성 이후에 응당 뒤따라야 할 변화의 징표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습니다. 쇄신의 용기도, 변화에 대한 자신감도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국민들이 아직도 민주당을 과거 열린우리당에 대한 시각과 편견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합니다. 지난 참여정부에서의 열린우리당이 국민들로부터 버림받은 이유는 국민들을 실망시키고, 분노하게 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과거 정권에서 정경유착 근절의 기초와 뼈대를 구축하고, 정의와 원칙이 지켜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것은 최대의 치적이고 우리가 승계해야 할 가치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국민들에게는 공(功)보다 과(過)가 더 크게 각인되어 있습니다. 집권 당시 노무현 전대통령의 ‘대연정’ 시도, 유시민 전장관의 “한나라당이 정권 잡으면 어떠냐?”는 식의 무책임한 발언, 4대 개혁입법, 종부세 논란 등은 국민들로부터 외면받은 대표적 실책이었음을 잊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한나라당과 연정할 것이었다면, 집권을 위해 왜 그토록 치열하게 싸웠단 말입니까? 모든 국민들에게 ‘부자 되세요’라고 하면서도, 부자들을 화나게 하고 중산층까지 등을 돌리게 만든 종부세 논란, 다수당으로서 정치적 명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4대개혁입법을 둘러싼 논란은 또 어떻습니까?

* 당시의 종부세는 정교하게 설계되지 못해 과세 2년차에 과세대상 집단의 격앙된 반발을 불러왔고, 이들의 이해와 협조 속에 추진되기는커녕 ‘부동산과의 전쟁 선포’ 등 적대적 정책을 고집함으로써 우리사회 주류 오피니언 그룹으로부터 당이 급격히 이반되었다는 의미임

 


‘책임정캄의 잣대는 우리 자신에게 더욱 엄격히 적용돼야 합니다.

우리는 수많은 자중지란과 자가당착의 혼란 속에서 자멸했기 때문에, 2007년 대선은 한나라당에게 정권을 ‘빼앗긴’ 것이 아니라 정권을 ‘헌납진상’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지금 국민들에게는, 민주당이 과거의 틀과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집단으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들은 이명박 정권의 대안을 민주당에서 구하지 않고 박근혜 전대표로부터 찾는 참담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입니다.


박근혜가 누구입니까?

18년 철권통치하는 동안 민주주의와 인권을 압살하고, 불법 구금과 고문, 수사와 재판으로 수십만․수백만의 국민과 그 가족들의 육체와 영혼까지 멍들게 한 독재자의 딸입니다.


산업화를 일궈낸 공은 있지만, 민주주의와 인권을 압살하고 정경유착으로 현재의 한국판 재벌을 구축하는 등 우리경제에 허다한 구조적 문제점을 안겨준 장본인의 딸이 아닙니까?


상식과 기본에 충실하다면, 박근혜 전대표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욕심은 고사하고 자신의 부친으로부터 고문 받고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과 국민들을 향해 평생 무릎 꿇고 용서를 비는 일을 먼저 해야 하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박근혜 전대표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는 흔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상황을 만들어 낸 우리 민주당의 책임입니다. 뼈를 깎는 자성과 통렬한 반성으로 접근해야만 합니다.

 


통합과 연대, 무책임한 정치공학적 발상


지금 당 지도부는 지방선거 필승전략으로 통합과 연대를 내놓고 있습니다. 통합과 연대의 의미 자체로만 놓고 보면 가치 있고 생산적입니다. 특히 민주당 힘만으로는 이명박 절대 권력을 견제할 수 없으니, 지향이 비슷한 세력은 힘을 하나로 모으자는 그 취지를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민주개혁세력의 선거연합은 소수 정당이 취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전략적 선택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현재 지방선거를 불과 4개월 앞두고 추진되는 현재의 통합과 연대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차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첫째, 통합과 연대의 대상이 누구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지난 ‘91년 9월 평민당과 ’꼬마 민주당‘의 통합이나 ’08년 7월의 대통합민주신당 당시의 통합과 비교해 보면, 지금 추진되는 통합과 연대는 정체성도, 시너지 효과도 분명하지 않은 무책임한 정치공학적 접근일 뿐입니다.


과거 야당시절의 통합은, 그 대상이 되는 정치세력이나 집단의 정체성 차이가 극히 미세했기 때문에, 명분과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통합과 연대의 대상은 어떻습니까?

국민을 분노하게 하고 실망시켰던 장본인들을 한 축으로 하고, 급진․ 과격․무능력․무책임의 표상으로 인식되고 있는 일부 세력을 또 한 축으로 하는 통합과 연대는 민주당의 정체성에 도저히 부합되지 않습니다.


도저히 납득할 수도, 수긍할 수도, 동의할 수도 없는 이들 세력과 통합․연대한다면, 결국 민주당에는 부정적 이미지만 덧씌워질 것이며 당의 내분과 갈등만 양산될 우려가 큽니다. 더욱이 정체성이 담보되지 않은 정략적 통합은 당 내부의 혼란과 국민적 실망만 가져온다는 뼈저린 경험과 교훈을 잊었단 말입니까? 예상되는 역기능과 부작용이 기대효과보다 클 때, 제도설계를 새로이 해야 한다는 것은 상식입니다.


둘째, 통합과 연대가 필요하다면 중앙당이 나설 것이 아니라 개별 지역 차원에서 자율적으로 추진하도록 해야 합니다. 수도권 일부지역과 남지역 등 민주당의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해당 시․도당 또는 지역단위 책임하에 자율적으로 추진하면 될 일입니다.

그것이 민주당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선거연합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특히, 당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수도권에서의 후보 단일화를 위해 당선이 유력한 호남지역에서의 후보를 상대에게 양보하겠다는 주장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무책임한 발상이며, 양식있는 호남 지역민들은 이를 치욕으로 여길 것입니다.


지난 ‘90년 평민당 시절에 전남 영광․함평 보궐선거 당시 ‘동서화합’ ‘지역감정 타파’를 위해 영남 출신의 고 이수인 전의원을 공천한 결과, 엄청난 반발과 비판에 고전했던 기억을 상기시켜 드리고 싶습니다. 호남의 시․도민을 모독하고, 호남지역 당원을 우롱하는 정치적 흥정행위, 당장 중지해야 합니다.

 


20개월간 인재영입 노력도 없이 허송세월


온건․중도․합리를 지향하며 민주개혁을 추구하는 정치주체는 ‘개인’으로서는 몰라도 ‘세력’으로서는 우리 민주당이 유일하다는 것이 저의 주장입니다.


따라서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 민주당이 할 일은 정체성의 혼란 뿐만아니라 분열과 갈등마저 초래할 것이 분명한 허울뿐인 통합연대가 아니라, 온건․중도․합리적 민주개혁을 지향하면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외부인사 영입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 2008년 7월 통합민주당 출범 이후 지금까지, 당이 과연 인재영입에 대한 적극적인 시도와 노력을 얼마만큼 기울였습니까? 20개월 가까이 허송세월하다가 선거를 앞두고 연대와 통합을 주장하니 국민들로부터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지방선거를 준비해 온 유능한 당내 인사들도 분명 있을 것인 바, 이러한 내부역량을 키우는 일에는 소홀한 채 외부세력과의 연대를 앞세우는 주장은 선후가 뒤바뀐 지극히 잘못된 발상일 따름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정동영 의원, 신건 의원, 유성엽 의원에 대한 복당조치는 진즉에 이루어졌어야 합니다. 이미 검증된 이 분들의 정체성과, 복당할 경우 기대되었던 시너지 효과야말로 덧셈정치의 전형이 아니겠습니까?


정체성도 맞지 않고 시너지 효과도 불투명한 세력들과의 통합․연대는 주장하면서, 이분들의 복당을 차일피일 미루어 왔던 명분과 이유를 도저히 납득할 수 없습니다.

 

당의 정체성과 원칙을 수립하는 것이 급선무


김대중 전대통령은 “타협의 원칙은 견지하되, 원칙은 타협하지 마라”고 하셨습니다. 통합과 연대를 거론하기에 앞서, 과연 민주당의 원칙과 정체성은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숙고하고 성찰해야 합니다.


소위 ‘비주류’의 지도부 흔들기와 비난행위 또한 당장 멈추어야 합니다. 지방선거를 4개월여 남짓 남겨두고 벌어지는 일련의 행위들은 아무리 그 명분과 취지에 동의한다 하더라도, 국민들 눈에는 적전 분열이요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자해행위나 다름없습니다.


꼭 주장하고 싶다면, 의원들의 의견과 힘을 한 데 모아 지도부를 새로운 방향으로 견인하면 될 일입니다. 다수의 의원들이 요구하는데 모른체 할 지도부는 아닐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더 이상 ‘분열해서 망하는 진보’라는 케케묵은 구태를 재연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현재 당이 처한 상황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다를 수 있을 것입니다만, 이런 문제들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의 정권 재탈환은 갈수록 난망할 것이라는 우려가 우리를 더욱 안타깝게 합니다.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선배․동료 당원 여러분께 엎드려 호소 드립니다.


다시 한번 정치의 초심으로 돌아가 민주당의 근본적이고 질적인 변화를 위해 성찰하고 반성해야 합니다. 깊은 안목으로 당의 정체성과 원칙을 재정립하는 일부터 새롭게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2010. 2

김동철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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