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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국회, 언제까지 국민들을 외면할 것인가<광주타임스 기고문>
김동철  |  kdc0630@assembl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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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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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15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의 승리는 우리사회에서 부패 정치, 지역주의 정치, 정쟁의 정치를 일소하여 정치개혁을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개혁을 이루어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보자는 국민적 염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17대 첫 정기국회를 마치고 임시국회가 소집되어 공전되고 있는 지금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들의 염원에 보답하지 못한 것 같아 더 없이 마음이 무겁다. 

그럼에도 희망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구태정치를 재현하면서 국회를 진흙탕으로 만들고 있는 의원들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다수 국회의원들은 여전히 건전한 정책경쟁을 펼치겠다는 열의를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17대 국회 의정활동에 임하면서 스스로에게 세 가지 다짐을 했었다. 다음 선거를 걱정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다음 세대를 걱정하는 정치가가 되겠다는 것이 그 첫째요, 과거처럼 ‘향유하는 자리’에 선 국회의원이 아니라, 희생ㆍ헌신하는 ‘고난의 자리’에 선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것이 그 둘째였다. ‘광산만 보지 말고 광주를 보자. 광주만 보지 말고 전남까지 보자. 광주·전남만 보지 말고 국가를 보자’는 것이 그 마지막 다짐이었다.

건교위·예결위 활동, 대정부 질문 과정에서 국무총리를 비롯한 정부 부처 관계자들에게 ‘SOC건설은 경제성ㆍ효율성만 내세워서는 안 되며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논리로 접근해야 한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강조한 것은, 경제성만 따져서 SOC건설을 추진할 경우 빈익빈 부익부, 지역 편중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도로·철도·항만 등 기간 교통망이 확보되고, 생활환경이 좋아지면 기업과 사람은 몰려들기 마련이다. 1970년대초 건설된 경부고속도로가 이 사실을 웅변으로 입증해주고 있다. 호남고속철도 조기착공과 지역의 고속도로 조기 건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과 같은 불균형상태에서는 국가경제는 물론 지역경제도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기 힘들다.

다행히 지역간 균형발전·지방분권의 필요성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의지는 역대 어느 대통령이나 정부보다 확고하다. 때문에 의정활동을 하면서 참여정부의 집권기간 동안 반드시 지역발전의 초석을 마련하고, 그 기반을 다져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급해졌던 것도 사실이다.

굳이, 광주·전남지역의 ‘SOC건설 전도사’가 되고자했던 것은 당장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문제 못지않게, 우리 아들·딸들이 10년, 20년 뒤에 무엇을 해서 어떻게 먹고 살 것인지 ‘희망의 근거’를 마련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인생을 살다보면 빠른 목표 달성을 위해서 지름길을 찾아서 잰걸음으로 내달려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지역개발 사업은10년, 20년 후를 내다보고 후손들을 위해 제대로 된 정책과 대안을 마련해서 큰 걸음으로 뚜벅뚜벅 걸어야 한다.

물론 지역주민들의 현재의 삶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조처도 뒤따라야 한다. 미래에 대한 꿈만 가지고 현실의 고통을 잊기엔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 가혹하기 때문이다.

종합부동산세 도입과 관련, 의원총회에서 거래세의 대폭 인하를 주장해 등록세율을 추가로 0.5% 더 낮추게 하고, 호남선 KTX 이용요금의 불합리성을 지적해 10% 인하 약속을 받아내고, 광주시 투기과열지구 해제 주장을 통해 분양권 전매금지 기간을 1년으로 완화시키고, 하남산단의 교통체증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위해 호남고속도로 광산IC 위쪽에 새로 IC를 만들어 하남산단 서쪽을 경유 소촌산단 입구까지 외곽도로를 개설키로 한 것 등은 의정활동을 하는데 큰 즐거움이자 보람이었다.

지금 국회에는 새해 예산안 등 총 861건의 시급히 처리해야 할 안건이 쌓여 있다. 모두가 하나같이 민생경제와 직결된 안건들이다.

새해가 코앞인데도 국회의 예산안 처리 지연으로 지자체들은 내년도 예산안을 짤 엄두를 못 내고 있고, 종합부동산세 도입과 거래세 인하 등 이미 예고된 각종 세제개편 관련 법안들도 처리 지연으로 인해 시장에서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

국회라는 논의의 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여·야 모두는 국민들에게서 비난받아 마땅하고 준엄한 질책을 달게 받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의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다. 민생안정을 위한 각종 법안 심의와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더 이상 지체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되어 애꿎은 국민들만 고통의 나날을 보내게 된다. 때문에 임시국회는 아무런 조건 없이 지금 당장 열려야만 한다.

월드컵 4강 신화를 달성했던 히딩크 감독은 계속된 선전에도 여전히 배가 고프다며 선수들을 독려해 누구도 예상치 못한 불멸의 대기록을 남겼다. 모름지기 지도자라면 이 정도는 돼야 하지 않을까. 국리민복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쏟아내며 아직도 배가 고프다며 아우성치는 국회의원들을 보는 것은 정녕 불가능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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