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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 산업의 위기와 광주형 일자리광주일보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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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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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형 일자리가 한 차례 진통을 겪은 후 어렵사리 타결되었다. 광주시민이 함께 이룬 쾌거로 적극 환영한다. 광주형 일자리는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적정 근로 시간’과 ‘적정 임금’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정부와 광주시가 주택·교육·의료 등을 ‘사회 임금’ 형태로 지원해주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방안이다.

이번 타결은 지역 경제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협상 전권을 위임한 지역 노동계의 결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강경 일변도로 대립하는 노사 관계를 협력과 상생의 노사 관계로 발전시키는 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한다.

광주형 일자리는 위기에 처한 국내 자동차 산업을 살릴 획기적인 방안이기도 하다. 자동차 산업은 고용의 13%, 수출의 11%를 차지할 만큼 우리나라 제조업의 버팀목이다. 직접 고용 40만 명에 간접 고용이 170만 명에 이르며, 철강·석유화학 등 전후방 연관 효과가 가장 큰 산업이기도 하다.

그런데 국내 자동차 산업은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시장 점유율은 8년 만에 최저치이고 중국 시장 점유율은 반토막이 났다. 국내 시장의 수입차 점유율은 8년 만에 2.4배 증가한 16.5%까지 치솟았다. 10%대까지 달성했던 현대차의 영업 이익률은 외환 위기 때보다 낮은 1%대로 떨어졌고, 협력 업체들은 줄도산 위기에 3조 원의 금융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국내 자동차 산업은 매출액 대비 임금 비중이 12.2%로 일본 7.8%, 독일 9.8%에 비해 훨씬 높은 고비용 저효율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지난 20여 년 동안 국내 공장 신설은 전무했고 해외 공장만 늘어나면서,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 차량이 403만 대로 국내 생산 316만대보다 많다. 그만큼 국내에 만들어져야 할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광주형 일자리를 통해 22년 만에 이루어지는 국내 공장 신설은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광주형 일자리는 우선 1000㏄ 미만 경형 SUV 연간 10만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데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내연 기관 중심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앞으로 전기차와 수소차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 친환경차 전용 모델과 전용 생산 라인으로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이미 2년 6개월 전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위기를 역설하고, 미래 친환경 자동차 육성을 주장한 바 있다. 지난 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2019년도 예산안 심사 과정에서도 수소차 예산 증액을 주도하면서 현대차의 수소차 생산 확대와 가격 인하 약속을 받아냈다. 덕분에 올해 수소차 보조금 지원 대수가 당초 정부안의 2배인 4000대로 늘었다. 현대차는 기존 정부 로드맵보다 8배 수준으로 물량을 대폭 늘리고, 차량 가격도 현재 7200만 원에서 2025년에는 5000만 원대까지 인하를 추진할 계획이다.

생산 공장이 들어설 빛그린 산단에서는 지금 총 사업비 3030억 원이 들어가는 친환경 자동차 부품 클러스터 조성 사업이 한창이다. 이 사업은 지난 19대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장 시절, 광주형 일자리를 내세워 예비 타당성 조사 대상 사업으로 선정되도록 정부를 설득해 이룬 성과이기도 하다.

광주형 일자리의 성패는 앞으로가 중요하다. ‘80년 5·18 항쟁이 정치 분야에서 민주화 혁명이었다면, 광주형 일자리 합의는 일자리 분야의 민주화 혁명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현대차 노조는 반대와 파업보다는 새로운 노사 관계를 정립하고, 일자리 창출에 협조하면서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기회로 삼아주길 당부한다.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만을 위한 일자리 정책도 아닐뿐더러, 자동차 산업만을 위한 일자리 정책도 아니다. GM사태나 조선업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군산이나 거제로도 확산될 수 있고, 치열한 경쟁의 한복판에 있는 조선업과 섬유 산업 등 타 산업으로 크게 확장될 수도 있다. 광주 노사민정 대타협 정신이 어려움에 처한 지역 경제와 산업 전반에 온기와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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