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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박근혜 대표에게 고하는 글
김동철  |  kdc0630@assembly.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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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5.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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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그동안 정치ㆍ경제·사회적으로 숱한 위기에 맞닥뜨렸지만, 지난 45년 동안 새해 예산안이 해를 넘기거나, 제1야당이 예산안 처리를 거부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습니다.

지금 호남지역을 비롯한 충청ㆍ제주도의 농민들은 폭설로 쓰러진 축사, 무너진 비닐하우스 안에서 칼바람을 맞으며 피눈물을 흘리며 시름에 잠겨 있습니다.

그런데도 제1야당의 대표는 국민들의 얼어붙은 거친 손을 잡아주지는 못할망정, 장외투쟁에 나서 사립학교법 개정을 반대해 달라고 하는 이런 몰상식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는지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장외투쟁은 과거 군사독재시절 야당이 국민에게 호소하는 최후의 수단이었습니다.

지금의 한나라당의 뿌리인 민정당, 민자당 군사독재시절에 검찰ㆍ경찰ㆍ국정원 등 권력기관이 정권의 시녀가 되어 불법 체포ㆍ감금ㆍ미행ㆍ도청을 일삼고, 권력을 비판 감시해야 할 언론이 그 역할을 포기하고, 인권의 최후의 보루인 사법부가 주어진 사명을 다하지 못했을 때, 야당이 불가피하게 주권자인 국민에게 호소하는 최후의 수단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참여정부 들어서 검찰ㆍ경찰ㆍ국정원 등 권력기관의 중립성이 철저하게 확보되었고, 국경없는 기자회가 2005년 연례보고서에서 ‘아시아에서 언론자유지수가 가장 높은 나라로 한국’을 지목할 정도로 언론환경 또한 변했습니다. 사법부의 독립성을 의심하는 국민들은 이제 더 이상 없습니다. 세계적인 인권단체인 프리덤하우스는 우리나라의 정치적 자유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마당에 다수 국민들이 찬성하고,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합법적으로 처리한 사립학교법 개정을 국민들에게 반대해 달라고 장외 투쟁을 하는 이런 희대의 코미디 같은 일이 과연 가당하기나 한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박근혜 대표의 주장대로, 만약 개정된 사립학교법에 큰 오류가 있고, 위헌 가능성이 있다면, 국회에서 개정안을 마련하면 될 것입니다.

또한, 최근 헌법소원을 제기한 만큼 헌법재판소의 결과를 기다리면서 국회의원으로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할 것입니다. 입법과 행정부의 견제 감시 책무를 모두 내팽개치고 장외로 떠돌며 ‘정치파업’을 하는 것이 과연 국민의 대표로서, 국가의 지도자로서 해야할 행동인지 개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1세기 지식정보화시대에 언제까지 후진국형 정치행태를 반복할 것입니까? 이런 아날로그식 구시대 정치를 언제까지 계속할 셈입니까?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성찰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당의 대표가 국민여론과 동떨어진 채 브레이크가 파열된 기관차처럼 달려가고 있는데, 한나라당 의원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황우석 교수 사태로 크게 상심한 국민들에게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 것은 우리 과학계가 충분한 자정능력을 갖고 있어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희망이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의 거대야당인 한나라당에는 과연 내부비판시스템, 검증시스템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나라당 소속인 김명주 의원은 의총에서 “이번 폭설 피해가 호남이 아니고, 충청이 아니고 영남지역에서 일어났더라면 한나라당이 이러고 있을 것인갚라고 등원을 촉구했다가 동료 의들에게서 엄청난 공격을 받았습니다.

소속 의원들의 문제제기 조차도 허용되지 않고, 오직 대표 1인의 결단에 따라 당 전체가 좌지우지 되고 있는 이 같은 사실에 주목했을 때, 한라당을 ‘건강한 정당’이라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저의 판단입니다.

만약 이런 정당에게 국가의 명운이 맡겨진다면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 상상하기조차 싫습니다.

박근혜 대표의 사학법 반대 장외투쟁 명분은 누가 들어도 억지 주장에 불과합니다.

박 대표의 “전교조가 학교 운영을 장악해 친북ㆍ반미 교육을 시킬 것이다” “비리사학은 35개로 소수에 불과하다” “헌법에 규정되어 있는 우리 체제를 뒤흔드는 법안이다”는 주장에 동의하는 국민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국민은 자세한 내용을 모르고, 잘못 알고 있는 국민도 있다” “ 열린우리당에서 여론 조사를 조작한 것이다”는 부분에 이르러서는 과연 이런 발언들이 제1 야당의 정치지도자의 입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인지 그저 아연 실색할 뿐입니다.

근거없는 색깔공세로는 부족한지 최근 박근혜 대표는 ‘나라가 망해가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투자와 소비가 살아나고 있고, 코스피지수는 29일 1397.37로 사상최고치로 마감됐고, 코스닥 지수 역시 올해 1월 390으로 시작해 700선을 넘으면서 마감됐습니다.

국내외 주요 신용평가기관들은 내년도 경제성장률을 5% 안팎으로 전망하면서, 잇따라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고 있고, 내수회복도 탄력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국민에게 희망을 주어야 할 정치지도자인 제1야당의 대표는 이를 외면하고 나라가 망할 것이라는 망언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국민의 희망을 짓밟는 한나라당과 박 대표의 말과 행동에 심히 개탄하면서, 언제까지 국민적 여론을 외면하고, 당내의 주장에 두 귀를 틀어막을 것인지를 묻고자 합니다.

한나라당 소속인 이명박 서울시장은 “국가정체성에 대한 얘기를 하는데 나는 이해할 수 없다. 남북한 간의 체제경쟁은 이미 끝났는데 누가 지금 그런 얘기를 하느냐?”며 박 대표의 국가정체성 문제 제기에 의문을 표했습니다.

원희룡 의원은 “지금 우리가 봐야 될 눈물은 박 대표의 눈물이 아니라 정말 민생이 어렵고 정치가 잘못됐기 때문에 고통을 받는 국민들의 피눈물이어야 한다. 정치는 스스로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다”라고 호소한 바 있습니다.

저는 한나라당과 박근혜 대표가 절대 다수 국민이 동의하지 않는 사학법 반대 투쟁을 계속한다면 국민들로부터 영원히 퇴장당할 수 있다는 점을 엄중하게 경고하고자 합니다.

한나라당과 박근혜 대표가 하루빨리 국민 곁으로 돌아오기를 간곡하게 요청합니다.

감사합니다.


2005년 12월 30일

국회의원 김동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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